인생 관찰

유튜브 채널 : 충코의 철학 
영상 이름 : 삶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feat. 시몬 드 보부아르 '실존주의 철학')
에 제가 달았던 댓글을 몇몇 분들이 좋게 봐 주셨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로 옮겨 보았습니다.

spinoffnote : 나는 인생은 게임이라고 이해하니 설득력이 있더라.
예를 들어 게임 중 하나인 축구와 비교해 보자. 축구의 목적은 점수를 내는 것이고 점수를 내는 목적은 승패를 정하기 위함이지.
그러나 목적이 행위의 모든 것이라면 사실 승패만 정하면 되니 굳이 축구를 할 필요없이 가위바위보나 주사위로 승패를 결정하면 더 간결한거 아니냐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축구가 가위바위보로 대체될 수 없다는건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 이유는 축구의 본질은 점수와 승패에 있지 않고 점수를 내는 과정, 즉 플레이에 있기 때문이다.
점수와 승패는 플레이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요소일 뿐이다. 마치 그냥 치면 재미가 없어서 점 당 10원이라도 걸고 화투를 치는 것과 같다.
플레이어의 관점에서 모든 행위는 게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지만, 게임 설계자의 관점으론 게임의 목적이 플레이의 재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게임의 목적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골문 안에 공을 더 많이 넣는 팀이 이긴다는 규정은 손으로 공을 만지지 말라는 규정 이상의 의미가 있는건 아니다. 두 규정 모두 플레이의 재미를 위해 존재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인생게임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재밌게 플레이 하길 바란다.
정리하면 인생의 의미나 목적은 사실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유가 있어 만들어진 것이다. 그 만들어진 이유는 인생게임의 플레이를 더 재밌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목적이나 의미를 사실로써 찾을래야 찾을 수 없고, 목적과 의미가 없어도 인생을 살아갈 수는 있다.
하지만 더 재미있는 인생을 플레이하고 싶다면 목적이나 의미를 만들어 보자. 동어반복이지만 만드는 기준은 당연히 '내 인생플레이를 더 재밌게 만들어 줄 것'이다.

댓글 : 너무 재미가 없다면요?

spinoffnote : 게임을 재밌게 "만들어"야죠. 재밌는 게임이 재밌는 플레이를 만들기도 하지만, 재밌는 플레이가 재밌는 게임을 만들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재밌는 플레이가 될지 한번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건데 혹시 건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몸이 곧 마음입니다. 감정과 정서를 못 만들어내는 병을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우울한 기분이 우울증이 아닙니다. 사정 직후 성욕이 사라지듯 감정이 거세된 것이 우울증입니다. 쉽게 말해 현자타임이 지속되는 것이 우울증입니다.
스스로는 좀 냉정해지고 차분해졌다 착각할 수 있는데 감정의 기복이 드드러지게 작아졌다면 우울증이 의심스러우니 운동, 양질의 식사, 숙면으로 건강을 회복해 보시고 차도가 없으면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정서를 만들어 낼만한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재밌는 게임플레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댓글 : 신체는 건강합니다. 그냥 삶에 재미를 못 느낄 뿐입니다. 정신과 약은 그냥 감정을 거세하는 거라던데 진자로 그냥 모든 감정이 거세되는 처방이 아닐까 싶은데요.

spinoffnote : 주변 환경이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가득하면 그럴 수 있겠군요.
게임이라는 것의 본질은 문제해결과정입니다. 게임을 즐긴다는건 문제해결과정을 즐긴다는 것이죠. 님의 문제는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환경이군요.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 때 힘들지만 괴롭지 않은 것은 자아가 개입되지 않고 오로지 문제해결만 머리 속에 가득하기 때문이죠. 본인이 플레이어라 생각하고 '부정적 요인 개선'이라는 퀘스트에만 집중하시는게 어떨까합니다.
제가 이 문제 대해 이런 장문의 글을 쓸 수 있는건 저 또한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환경에서 힘들어 해왔기에 많은 생각을 해와서 그렇습니다.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그 문제들에 매달리고 있지만 플레이어의 마음가짐으로 임하니 전처럼 괴롭지는 않습니다.
게임과 인생의 차이점이라면 게임은 제작사가 플레이어 사정 봐가면서 감당할만한 난이도의 문제만 던져 준다면 실제 인생은 개인 사정 안 봐주고 제멋대로 설정된 난이도의 문제를 던져준다는 것이죠. 이럴 때는 하나의 큰 문제를 여러 개의 작은 문제들로 나누어서 하나씩 해결해 보는 것도 좋은 공략법입니다.
이것 말고도 문제해결에는 여러 가지 공략법이 있고 과거의 사람들이 남겨 놓았습니다. 책을 읽으시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만한 공략법을 찾아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 : 일면식도 없는 제게 이렇게 장문의 글과 정성을 남겨주심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모두가 다 이해되는 말씀은 아니지만 진실되게 따스한 말씀의 뜻만은 알아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개임을 즐긴다는건 문제해결과정을 즐긴다는 것'이라는 부분은 와닿네요. 새기며 살아야겠습니다.
2.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게 직장이라면 퇴사가 해결방법일 텐데, 퇴사 후엔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순환문제에 직면하는 것 같습니다.
3. 수학문제는 풀 때 저는 어렸을 때부터 무척 괴롭더라고요. 나는 왜 이런 걸 못하지라는 자아가 항상 개입되었는데 지금 수학문제를 봐도 무섭습니다 저는. 열심히 했지만 극복하지 못했던 벽이 제게 수학이라는 과목의 의미여서 두렵고 또 괴로운 이름입니다. 이 부분은 사실 그래서 공감이 안됐습니다. 지금도 수학 잘하는 사람을 보면 신기합니다 저는.

spinoffnote : 아는 지인이 59세이신데 자영업을 하다가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어 접었습니다. 이제 업종을 바꾸려고 하는데 다른 업에 대해 아는게 없으니 학원에 다닌다고 합니다.
당장 직장을 옮기진 못 하더라도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이직이나 업종변경을 준비하시는건 어떨까요?
중학생이 대학교에 가기까지 단 3년이면 충분하고, 전문대에 입학하고 졸업하기 까지 2년이면 충분합니다. 1~2년의 준비면 인생을 전혀 다른 영역에 둘 수 있습니다.
학습에는 두뇌 만이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 방법도 크게 좌우합니다. 학습 방법을 익히고 다른 업종을 공부하며 이직이나 업종 변경을 하시길 권유합니다. 게임판이 나가리면 다른 게임판을 찾아야죠.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 인생에 조언하긴 그렇지만 직장 문제로 괴로운건 정말 괴롭기에 그리고 당사자는 시야가 좁아질 수 있기에 그 직장 아니라도 살 방법은 많다는걸 알려드리고 싶어 이런 말을 남깁니다.
어릴 때는 '인생에는 답이 없다'는 말을 무슨 심오한 철학인듯 여겼는데 살아보니 세상 거의 대부분의 문제는 답이 있습디다. 내가 몰랐던 것 뿐이죠.
그리고 정말 뼈아픈 후회는 "그때 했어야 하는데..."가 아닙디다.
"그때 '라도' 했어야 했는데..."가 정말 뼈아픕니다.
인생에 대해 가장 확실한 법칙이 있다면 '인생 모르는거다'입니다. 지금 하는 일을 2년 뒤에도 하고 있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인생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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